[커맨루이 / 드림 / 썰]002
여명 23-01-27 18:07 48

 진스핏 천계에서 애처가로 소문 났으면 좋겠다. 그야 매번 꿋꿋하게 아내 곁으로 돌아가고 한눈 안 팔고 팔아도 부인한테 줄 거 산다고 시장 구경하는 정도니까. 영웅도 부인 앞에서는 꽉 잡히고 사는구나 하겠지만 실상은 진스핏이 좋아서 하는 거. 물론 낮에는 루이제가 휘두르는 것도 있지만 사랑하니까. 루이제 역시 진스핏이 잘 해주니까 자기도 잘 하려고 서로 노력하고 예쁘게 사랑하고 깨볶으며 사는 부부임.

 

 이 둘에게 문제가 있다면 역시 직업 때문에 떨어져 사는 거 밖에 없음. 그거 외에는 맞춰가고 사랑하고 인내하고 존중하며 지냄. 둘이 있으면 서로 떨어지려고 하지도 않음. 하지만 이 둘도 사람이다보니 좀 흘러가는 소문에 자극 받는 거 보고싶다. 진스핏이야 뭐 데미지 1도 없지만 루이제는 군인 신분 아닌 일반인이잖아? 천계는 역시 여존남비인게 좋은 포인트라 생각해. 영웅이 있다면 모함하는 세력도 있겠지... 풍문으로 여자가 있다느니 뭐라느니 하필 민감한 곳 잘 건드릴 것 같음.

 

 애처가 이미지에 상처 입히기도 좋고 평판 깎아먹기에 이것보다 무난한 거 없을 듯. 루이제도 잘 믿는 타입은 아닌데 군에 남자만 있겠냐 당연히 여자도 있지. 귀족원 나으리들이랑 이야기 할 때도 있을 테고. 안 그래도 남편을 너무 사랑하는 메가데레 루이제인데 이런 부분에서는 질투 심할듯. 안그래도 커맨더였을 때도 주위에 여자가 많이 꼬여서 남편이 매번 자기 달래느라 고생했었는데. 한두번도 아니고 몇년째 똑같은 이슈 나오면 어느 순간 달래기도 힘들지 않을까. 그래도 워낙 긍정적이다보니 풀리긴 하겠지만.

 

 오해해서 폭발하거나 아니면 짜증부리는 루이제도 있지 않을까. 바로 폭발하진 않고 계기가 있었음->다음에 또 비슷한 상황을 겪게 되어 화남. 여남거너들끼리 모여서 레이드 관련해서 회의한다던지 아니면 오랜만에 모임이라던지. 아무튼 진스핏은 모임이 있다고 해서 밖에서 저녁먹고 들어올 거라고 아침에 말했음. 그런데 마침 장을 봐야해서 해질녘 즈음에 나가서 재료 사러 가는데 진스핏이 제법 좋은 가게에서 여성 네명을 안내하며 에스코트하는 장면 봐버림. 모임이라는 게 여자랑 만나는 건가? 유부남이? 하며 벙쪘다가 뒤따라 들어오는 남편 동성친구들 보고 아하. 하며 이날은 잘 넘어감.

 

 문제는 다음이었다. 공식적으로는 지휘를 내려놓았지만 그래도 장교들한테 이것저것 사랑받고 존경받는 그런 존재가 아니었을까. 그래서 썩 내키지는 않아도 초대받아서 모임... 을 가게 되는데, 이번엔 루이제랑 같이 가게 됨. 잘 차려 입고 준비도 다 하고 기분좋게 나가서 만나는 건 좋아. 파티에서 술 마시는 것도 상관 없어. 문제는 왜 다른 여자들이 주는 술을 잘만 받아마시냐 이거였음. 심지어 매너가 좋으니 다른 여자들 에스코트 오지게 잘해줌. 더 젊었을 적 습관이 나오네. 아니 매너야 좋아야지 그러면 나를 데리고 오지 말던가? 가 되니까 점점 표정 굳어감. 무표정으로 가만히 있으면 저 짝에서 루이제 보던 프레이야가 다가와서 어머, 부인. 하며 우리 같이 바람이나 좀 쐬러 나갈까요? 하니 구원투수 만난 기분이라 찡해지면서 응응. 함.

 

 밖에 나가 인적 드문 곳에 가서 프레이야 품에서 어린애처럼 우아앙 우는 루이제. 그런 루이제 토닥여주면서 뭐, 그대 남편이 워낙 매너 좋은 건 다들 아는 사실이잖아요? 많이 서럽겠어요. 조신하지 못 할 망정 다른 여자한테 잘 해주니 기분 나쁘죠. 하며 달래주니까 역시 제 마음을 잘 알아주는 멋진 여성은 당신 밖에 없어요. 하며 훌쩍훌쩍. 그 시각 술에 적당히 취해 제 부인 찾는 진스핏. 어디가도 안 보이니까 프레이야랑 같이 밖에 나갔다는 말 듣고 우리 부인께서 답답하셨나보다 하며 나가니 프레이야 품에 안겨서 어리광 부리는 모습 보고 귀엽다라는 생각과 함께 왜 나한테 안 하시고 프레이야님께...(너같으면 해줄 것 같냐) 생각하며 다가가니까 아르르릉 날 선 채로 진스핏 거부하는 루이제.

 

 부인께서 꽤 화가 나신 것 같은데, 지아비라면 지어미께 잘 해드리는 게 도리 아닌가요? 하며 진스핏한테 놀리듯 말하는 프레이야. 이내 루이제 이마에 뽀뽀해주고 그럼 저는 모임 좀 즐기러 갈게요. 남편분과 대화 잘 해보라며 자리 만들어줌. 부인, 무엇 때문에 화나셨습니까? 하며 술마셔서 조금 풀린 눈으로 보는데 이런 남편 뭐가 예쁘냐는듯 스스로 생각해봐요. 이러겠지. 겨우 사람 상대 다 하고 자기 부인이랑 오붓하게 모임 좀 즐기려고 했던 진스핏, 날벼락 맞음.

 

 제가... 부인께 신경을 못 써드려서 그렇겠지요? 하면 더 약올라서 알면서 그러는 게 제일 나빠요! 당신이 내 남편인지 다른 여자 남편인지 모를 정도로 남한테 더 잘해주는 거 싫으니까 나 먼저 집에 갈 거라고 흥 하면서 혼자 집 갈 준비 함. 화나서 씩씩거리는 루이제 보고 부인, 같이 갑시다. 하는데 따라오면 진짜 집가서 더 화낼거에요! 하니 홀로 모임에 남겨짐. 혼자 돌아온 진스핏 보고 사람들이 부인께서는 어디 가셨냐 하면 급한 볼 일이 생겨서 먼저 돌아갔다 둘러대곤 자기도 갈 준비 하겠지만 모임에 온 사람들이 좀 더 권유해서 30분 정도만 더 있다가 진짜 갈듯.

 

 안그래도 이터널 버스터 지휘 후로 술 마실 일도 없었고, 평소보다 많이 마신 탓에 상당히 몽롱한 기분으로 집가서 문 열고 들어와 간단하게 샤워만 하고 셔츠만 대충 걸친 후 방에 들어가는 진스핏. 침대 위에는 루이제가 뒹굴거리다가 진스핏 온 거 보고 구석으로 몸 움직여서 뒤돌아버림. 꿍해진 아내 보고 다가가서 껴안고는 루. 하고 애칭만 부르는데 뭔가 오싹한 느낌. 이어서 진스핏이 자기한테 내가 싫어졌나? 요즘따라 나에게 너무 쌀쌀맞아. 그대, 나의 루. 사랑해줘. 하고 반말로 서운함 드러내다가도 곧바로 제가 잘못했으면 그때그때 이걸 잘못했다고 꼭 말해주셔야지요. 저를 혼내고 벌 주실 수 있는 건 당신 아니십니까... 라며 평소같은 말투로 돌아오면 조금 긴장 풀리겠지만 정작 진스핏은 진스핏대로 조금 억울함.

 

 괜히 이번에는 자신이 루이제에게 투정부리듯이 그래도, 부인. 다 사람 일이고 서로서로 좋자고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누군가에게 잘 대해서 나쁠 거 하나 없지 않겠습니까? 라고 질문함. 진스핏 말이 맞기는 한데 그래도 역시 그 자리에서 나보다 다른 사람들을 더 신경써야했을까 같은 섭섭한 마음도 들고. 결국 져주는 건 더 사랑하는 쪽이니 내가 투정부려서 미안하다, 알았다 하겠지. 어쨌든 말싸움하고 다툰거니 살짝 어색해했다가도 루이제 꼭 안고 누가 어떻건 간에 저는 당신을 가장 사랑합니다. 이건 정말입니다. 그러니 섭섭치 마십시오. 속삭이지만 정작 루이제는 답없이 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눈 감고 잠듬.

 

 아침에 일어나서 씻으려고 하니까 옆에서 자던 루이제 없음. 순간 놀라서 방문 열고 나오니 조용히 칼질하며 해장국 끓이고 있음. 안심하고 부인, 하고 부르니 돌아보는 동시에 일어났냐 웃어주는 루이제 있음. 보통 화내면 오래가는 편인데 화내긴 커녕 뭐라 하지도 않으니 이게 맞나 싶기도 한 진스핏. 어제는 많이 마시느라 힘들었죠? 직접 끓였으니까 먹고 좀 쉬어요. 난 외출하고 올 테니까요. 하면 이 시간에 나가십니까? 아직 아침 6시도 안 됬습니다만. 하니 내가 언제 나가던 당신이랑 상관없잖아요? 라고 은근 날 선 상태로 말함. 하늘 같은 마눌님께서 저리 말하시니 알겠습니다. 하는 진스핏.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다녀올게요. 하고 나가는 루이제. 

 

 루이제가 끓여준 해장국 다 먹고 뒷처리 한 다음에 우리 부인께서 어디 가셨을까 하며 어차피 가봤자 가는 곳은 뻔하니 옷 입고 뒤따라 나가는 진스핏. 평소 루이제가 자주 가는 강가로 향함. 거기 앉아서 조용히 아침해가 비추는 물결을 보며 멍하니 있는 제 아내가 보여 옆에 감. 부인, 여기 계셨네요?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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